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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믿을게.

널 믿지 못해서 너에게 상처를 줬으니까 이제 항상 널 믿을게.

너가 했던 말, 너의 진심 항상 믿고 있을게.

그 힘으로 다시 이겨낼게. 

꼭 해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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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7

기분이 다시 또 편치않다.

그 사람을 이제는 놓아야 하는데, 사실 내 스스로가 그러지 못한 것 같다.

내게 너무나도 당연한 사람이었어서, 놓아버리면 뭔가 잘못을 저지르는 것 같고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하는게 딱 맞을 것이다.

그렇기에 놓지 못하고, 영원히 그 사람을 못보게 되는 상상을해서 불안함의 구덩이로 이내 빠져버린다.

왜 나는 너를 놓지 못할까.



어떤 정신과 의사 영상을 하나 보았다.

어쩌면 내가 놓지 못하는건 너가 아니라, 나의 어떤 결핍을 채워주고있던 너인지도 모른다.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너는 나의 목표였던 것이 사실이다.

세상에 소중한 것이 없던 나에게 다가왔던 너는, 나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나의 소중한 너를 아끼고 지키는게 나의 목표였나보다.

그런 너를 놓는게, 많이 힘든가보다.



사실 내가 보통은 아니다.

삶의 유일한 목표가 애인이었다니.

보통은 가족, 친구, 꿈같은 것들을 소중히 여길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던 나는 유일한 목표인 너를 스스로 놓아버리지 못하고 있는걸거다.

참으로 기구하다.




그래도, 근래에 엄습한 불안의 근원을 찾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겠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다른 소중한 것들을 찾아야 하겠지.

그것들은 아마 나의 꿈, 주변 사람들일것같다.

사실 그것들을 위해 얼마전부터 노력하고 있긴 했다.




하지만, 그런 치열한 노력속에서도, 언젠간 나에게 불안이 불현듯 찾아올 것을 미리 알 수 있다.

어쩌면 너를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불안.

이것을 나는 이겨낼 자신이 없다. 적어도 당분간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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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편치 않으면 어김없이 지금처럼 글을 쓴다.

나는 요즘 막연한 두려움과 희망 사이에서 방황중이다.

역시, 어떤일을 내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은 매우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럴때면, '뭐 일이 안좋게 끝나도 상관 없어. 큰일은 아니잖아? 나에겐 멋진 것들이 많은걸.' 따위의 긍정(?)을 발휘하곤 했었다.

해결 할 수 있는 일엔 최선을 다하고, 그러지 못한 일엔 최악의 상황을 미리 인지해 놓는 방법이다.

나름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만들어온 꽤 좋은 방법이었으나, 지금 상황은 그럴 수 없는 것이 문제다.

포기 할 수도 없고 포기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 처럼 그 방법에 충실할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갖게되는 불안함은, 내가 가지는 간절함에 비례 할 것임을 안다.

그렇기에 무섭지만 그렇기에 또 희망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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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는 더 지난 것 같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간 적이 있었나.

급한 문제는 일단 해결되었다.

내 힘으로 어쨌든 해결하여 다행이다.

이제 드는 감정은 그리움이다.

다만 얼마전까지 느꼈던 지독한 마음아픔이 아니라, 애틋함과 아련함이다.

둘은 사뭇 다른 감정이다.

전자가 절망, 미안함, 죄책감, 무기력이라면

후자는 고마움, 차분함, 희망과 닮아있다.

꿈같이 아름다웠던 기억중 하나가 찾아오면

가끔 가슴이 쿵 내려앉아 사무치게 아프면서도, 이제는 그것이 날 무너뜨리려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내가 약속했던 사람이 되라고 나에게 말해준다.

그 기억들을 절대 잊지 않고 꼭 간직하고 살테다. 

불안함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애초에 바랄 수 없는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기분나쁘지 않은 아픔이다.

8

밤 12시 25분이다.

지금 드는 감정은 불안감이다.

우리가 다시 같은 길을 가지 못하게 될까봐 두렵다.

아니, 사실 같은 길을 가지 못하는게 맞다.

이미 헤어진 사이니까.



그 사람의 말투도 오늘 조금 차가워 진 것 같았다.

아. 그 사람이 혼자 추측하고 단정하지 말라 했지. 그러지 말아야겠다.

당분간 해결해야 할 일 처리하느라 좀 정신 없어서 그럴 수 있겠다.

어느 경우든 좋은 쪽으로 생각 하는 것이 나에게 유리하다.

걱정되고 정신이 없나보다.

그 사람이 준 충고를 잊지 말아야겠다. 추측 금지!



나는 아마 너를 잊지 못할거다.

기적같은 그날을 위해 죽도록 나를 키워갈 뿐이다.

그래서, 우리가 같은 길을 가지 못하게 되면

그때는 조금은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나, 많이 노력했다고. 죽도록 노력했다고.




그리고 정말로 고마웠다고.

우연처럼 찾아와 내 20대를 빛내주어서.

그리고 정말로 미안하다고.

그런 너에게 그토록 아픈 고통을 주어서.

그래서 나 이렇게 성장했다고.

내가 약속했던 사람이 이제는 되었다고.



그 날엔, 우리 둘다 웃으며 서로를 볼 수 있을것이다.

지난날을 같이 이야기하며 씁쓸함 없는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둘 다 무뎌지는 날을 상상하는 것조차, 지금은 많이 아프지만

결국은 그렇게 되는것이다. 물 흐르듯이.

하지만, 상상만으로 아려오는 것이, 아직은 많이 아파해야 할 때 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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